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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손승락 넘볼 수 있었는데.. 4시즌 연속 10SV, "다시 찾아가고 있잖아요"

KT 위즈 투수 김재윤이 4년 연속 10세이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에서 16명의 투수만 밟았던 진기록으로, 김재윤이 1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아 있었다. 더 높은 순위에 있을 수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2016년부터 8년 동안 김재윤은 두 자릿수 세이브를 7번이나 기록했다. 2016년 14세이브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3시즌 연속 10세이브를 기록했고,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단 한 시즌, 2019년 7세이브가 아쉬웠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까지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로 순항하던 그는 5월 때아닌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7월말 복귀했지만 이대은(은퇴)이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이후 김재윤은 필승조 계투진으로 활약하며 1세이브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연속 시즌 10세이브 기록이 중단되는 순간이었다. 김재윤이 2019년에도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면 KBO리그 마무리 역사는 바뀔 수도 있었다. 8시즌 연속 10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구대성(1994~2007, 해외진출 제외) 손승락(2010~2018)의 9시즌 연속 기록에 이어 정우람(2012, 2015~2021)의 8년 연속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2019년 한 시즌이 대기록 작성에 발목을 잡았다. 김재윤 역시 해당 기록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때 어깨가 좋지 않아서 갑작스럽게 이탈했는데 아쉬웠다. 돌아온 뒤에도 (이)대은이 형이 워낙 잘하고 계셔서..(마무리 투수로 돌아오지 못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이내 "지금 다시 연속 기록을 찾아가고 있지 않나. 이것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정작 4시즌 연속 진기록이 작성된 순간, 그는 해당 기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2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점 차 리드를 막고 난 뒤 평소처럼 포수 장성우와 세리머니를 하는데, 장성우가 가리킨 전광판을 보고난 뒤에야 기록을 인지했다. 전광판에는 김재윤의 4년 연속 10세이브 기록을 축하하고 있었다. 김재윤은 "기록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전광판에 띄워주셔서 알게 됐다"라면서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만큼 마무리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며 기뻐했다. 그는 "(장)성우 형의 리드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고, 나도 매 타자를 상대하면서 실투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점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김재윤은 자유계약선수(FA) 기회를 얻는다. 23경기 2승 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32,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에 그는 "매년 똑같이 준비했지만, 올해는 약간 특별한 시즌(FA)이라 매 경기 더 집중하고는 있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은 시즌이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라면서 "최대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몸 관리를 더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 아프면 안되는 시즌 아닌가.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잘 유지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수원=윤승재 기자 2023.06.2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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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살려야 한다" 끝판왕의 깜짝 선발, 오승환도 삼성도 간절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 대장’ 오승환(41)이 어색한 ‘외도’에 나선다. 한미일 무대를 여럿 옮기면서도 19년 프로 생활 동안 뒷문만 막았던 오승환이 이젠 포문을 여는 위치에 섰다. 오승환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오승환이 선발 투수로 나서는 건 2005년 프로 데뷔 후 처음 있는 일. 그동안 KBO리그 620경기에 나서 374세이브 17홀드를 올리고 한미일 통산 979경기에서 496세이브를 올리는 가운데에도 오승환은 단 한 차례도 선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랬던 오승환이 처음으로 외도에 나선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선발 출전을 두고 “오승환이 중간 계투진에서 공을 적게 던지다 보니 밸런스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더라. 선발에서 투구 수를 많이 가져가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 변칙 운영을 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오승환의 페이스는 좋지 않다.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6경기에서 1승(1패) 4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6.00에 달했고, 블론세이브도 한 차례 기록하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자신감을 잃었다는 판단에 삼성 코치진은 오승환을 비교적 상황이 편한 중간 계투로 옮겨 부활을 유도했으나, 1점 차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면서 부담만 가중됐다. 결국 정현욱 투수코치가 색다른 방법으로 활로를 찾았다. 오승환이 길게 공을 던지면서 페이스를 되찾을 것이라는 생각에 방법을 강구하던 중 ‘깜짝 선발’ 카드를 고안해냈다. 정현욱 코치는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오승환을 투입할까도 생각했지만, 패전 처리로 투입하는 건 오승환 선수에 대한 예의는 아니라고 생각해 선발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정현욱 코치의 선수 시절 경험도 이 결정에 한몫을 했다. 삼성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던 정현욱 코치는 2012년 초반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고전하다 깜짝 선발 출전 이후 반등에 성공, 그 해 2승 5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정현욱 코치는 “당시 코치님들이 안 좋으면 (다른 보직에서) 길게 던지는 것도 방법이라며 선발 등판을 추천해주셨다”라고 회상하며 “오승환도 선발 등판을 통해 페이스를 찾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오승환도 마찬가지였다. 정현욱 코치의 말에 따르면, 오승환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선발 의향을 먼저 밝히기도 했다. 때마침 5선발 자리가 비면서 기회가 생겼고, 정현욱 코치가 선수와 상의 끝에 박진만 감독에게 제안하면서 '깜짝 선발 카드'가 완성됐다. 선수는 물론, 코치, 감독도 그의 부활이 간절하다. 박진만 감독도 정현욱 코치도 입을 모아 “반드시 살려야 하는 선수”라고 강조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오승환이 살아나야 팀의 중심이 잡히기 때문에 (이번 계기로) 살아났으면 좋겠다”라며 그의 부활을 간절히 바랐다. 한편, 오승환은 3일 키움전에서 50~60개의 공을 던질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본인은 5회까지 꼭 막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이닝 수에 상관없이 투구 수만 보고 던지게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정현욱 코치는 “선수에게도 얘기했지만 안 좋으면 바로 뺄 거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점수를 내줘도 되는 상황에 등판시키기 때문에 실점은 해도 (이닝) 보장은 해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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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구] 감독도 깜짝 놀란 파격 추천, 정현욱 코치가 '선발 오승환'을 추천한 이유

‘끝판대장’ 오승환(41)이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승환이 3일 선발 등판한다”라고 전했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오승환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서 19년 동안 단 한 번도 선발로 나선 경험이 없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도 마찬가지. 뒷문을 닫는 임무만 맡아 온 그가 첫문을 여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욱 투수코치의 제안이 있었다.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오승환을 두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현욱 코치는 조심스레 박진만 감독에게 '선발 오승환' 카드를 제안했다. 박진만 감독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 정현욱 코치는 "중간 계투진에서 공을 적게 던지다보니 밸런스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다. 부담없이 길게 던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공을 던지면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했다"라고 전했다. 정현욱 코치는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 내보낼까도 생각했지만, 패전 처리로 쓰기엔 오승환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라면서 "때마침 선발 투수 자리가 비어서 오승환을 추천했다. 점수를 조금 줘도 괜찮은 상황에서 던지는 게 심리적으로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현욱 코치 본인도 선발로 나서 부활한 경험이 있기에 선발 오승환 카드를 과감하게 추천할 수 있었다. 정현욱 코치는 선수시절이었던 2012년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으나, 6월 깜짝 선발 등판 이후 감각을 되찾고 살아나 2승 5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정현욱 코치는 "당시 함께 했던 코치님들이 안 좋을 땐 길게 던져보는 것도 방법이라며 선발 등판을 추천해주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면서 "오승환도 부담 없는 상황에서 길게 던지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처음 선발 제의를 들었을 때 오승환의 반응은 어땠을까. 정 코치는 "오히려 오승환이 이전부터 선발로 한 번 내보내달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었다"라면서 "오승환을 위한 선택이다. 오승환이 좋아져야 팀의 중심도 잡아지고 탄탄해진다. 오승환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고, 좋은 환경에서 던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니 잘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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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 주간 등판 0회, 삼성의 잔혹한 현실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자취를 감췄다. 오승환의 정규시즌 등판은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멈췄다. 지난주 삼성이 소화한 5경기(1승 4패)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부상이 있거나 성적이 나쁜 게 아니다. 오승환은 4일 기준으로 2승 1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지만 삼성은 그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팀 성적이 원인이다. 마무리 투수는 경기 막판 팀이 리드하고 있거나 팽팽할 때 마운드를 밟는다. 그런데 삼성의 최근 경기력은 오승환이 등판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선발이 무너지거나 중간 계투가 대량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승환에게 출전 기회가 닿기도 전에 승부가 넘어간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불펜에서 몸을 풀더라도 실제 등판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지난 3일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선 삼성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삼성은 5회 초까지 5-0으로 앞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5회 말 선발 앨버트 수아레즈가 4실점 하며 5-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7회 초까지 한 점 차 리드가 유지됐다. 모처럼 오승환이 등판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은 7회 말 6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승조 김윤수(3분의 1이닝 2피안타 4실점)와 장필준(3분의 1이닝 2피안타 2실점)이 난타당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은 현재 부상자가 많다. 간판 구자욱(햄스트링)을 비롯해 김지찬(햄스트링) 김상수(장요근) 이원석(대퇴직근)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점수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렵게 리드를 잡더라도 불펜이 이를 지켜내지 못한다. 타선과 불펜의 엇박자가 시즌을 치를수록 악화하고 있다. 삼성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리그 최하위. 오승환의 성적을 제외하면 수치가 5.04까지 치솟는다.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불혹의 오승환은 지난 6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원왕에 대한 욕심은 이 보직을 맡으면서 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4일만 하더라도 오승환은 고우석(LG 트윈스) 정해영(KIA 타이거즈)과 세이브 공동 1위(당시 16개)였다.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구원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추세는 크게 밀린다. 어느새 세이브 1위(23세이브) 고우석과의 격차가 5개까지 벌어졌다. 정해영에도 2개 뒤진 3위. 현재 삼성의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추격하는 게 녹록하지 않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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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한 마디에 모두 담긴 두산의 불안 요소

"이영하보다 타자들이 더 걱정이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4차전 종료 뒤 남긴 이 한 마디는 두산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담고 있다. 주축 불펜투수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뒷문이 헐거워졌고, 반등한 줄 알았던 타선 공격력은 다시 차갑게 식었다. 두산은 21일 열린 KS 4차전에서 NC에 0-3으로 패했다. 승부처에서 밀린 뒤 만회하지 못한 탓이다. 김태형 감독은 0-0 동점이던 6회 초, 선발투수 김민규가 1사 뒤 이명기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출루를 허용하자 바로 이영하(23)를 투입했다. 이 교체는 실패했다. 이영하는 첫 타자 나성범을 2루 땅볼 처리했지만, 2사 2루에서 상대한 양의지에게는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컷 패스트볼(커터)이 가운데로 몰렸다. 이영하는 이어진 2사 2루 위기에서 폭투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한 뒤 타자 강진성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이닝 두 번째 실점이 나온 뒤, 투수를 김강률로 교체했다. 경기 뒤에는 "양의지와 너무 쉽게 승부를 했다"고 이영하의 경기 운영을 꼬집었다. 이영하는 18일 열린 KS 2차전에서도 난타를 당했다. 두산이 5-1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 2개·볼넷 1개를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애런 알테어와 강진성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 했다. 바로 강판당했다. 두산은 김민규가 후속 두 타자를 삼진과 땅볼 처리하며 간신히 승리했지만, 이영하의 난조는 큰 고민을 안겼다. 결국 이영하는 사실상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물러났다. 3차전에서는 두산이 1점 차 리드(7-6)로 9회 수비에 돌입했지만 등판조차 못 했다. 8회 초 1사에 투입된 이승진이 9회 초 1이닝도 막았다. 경기 뒤 김태형 감독은 "1점 차에서 이영하를 투입하기가 부담스러웠다"며 투수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이영하는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롱릴리버' 역할을 기대받고 나선 4차전도 무너졌다. 두산 불펜진은 비상이다. KS 1~4차전 모두 등판한 이승진은 체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피안타가 많다. 베테랑 김강률은 4차전 투구 도중 허벅지 근육 경련 증세로 강판됐다. 이영하는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타선 침체다. 두산은 4차전에서 3안타를 기록했다. 모두 김재호가 생산했다. 다른 타자들은 무안타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는 안 쓰면 된다. 다른 투수들은 괜찮다. 문제는 계속 나가야 하는 타자들이다. 페이스가 떨어져서 고민이다"며 타자들의 컨디션 저하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KS 1~4차전에서 3할 타율 이상 기록한 두산 주전 야수는 김재호(0.583)와 정수빈(0.333)뿐이다. 4번 타자 김재환은 0.063, 주전 우익수 박건우는 0.083다. 정규시즌 주로 하위 타선에 나서던 김재호가 6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점(13개) 중 46.1%를 책임졌다.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득점 과정도 답답하다. 적시타는 5개(6득점)뿐이다. 김재호가 3개. 나머지 득점은 홈런(3개)·희생타·상대 실책 덕에 얻었다. NC 내야진은 매 경기 실책을 범하며 마운드 위 투수를 지원하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그 틈을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은 23일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로 크리스 플렉센을 예고했다. 플렉센은 18일 2차전 선발등판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다. 구위는 떨어지고,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운도 따랐다. 10·11월 강행군 탓에 경기 체력이 고갈되는 것도 당연하다. 플렉센이 이전 등판보다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이 꼭 필요한 이유다. 흔들리고 있는 뒷문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주축 좌타자들이 동반 침체한 9월 중순에도 "좌타자 4명 중에서 2명은 맞아야(타격감이 좋아야) 하는데 모두 고전하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두산이 6위까지 떨어졌던 시점이다. 당시 타자들은 10월 이후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순리대로 말이다. 그러나 다시 타격 사이클이 하향 곡선이다. 남은 KS는 최대 3경기다. 특별한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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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KT, 처음은 다들 그랬어...

지난 2013년 창단한 프로야구 '막내' KT 위즈가 7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올랐다. 그런데 두산 베어스에게 2패를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야수진의 실책이 나오고 득점권에선 방망이가 침묵하는 등 세밀함이 떨어지고 있다. 가을야구 초보라면 어느 팀이라도 겪은 일이다. 2011년에 창단된 9구단 NC 다이노스는 2014년 첫 가을야구를 치렀다. 당시 3위로 준PO에 직행했다. NC를 열렬히 응원하는 '마산 아재'들이 창원 홈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1, 2차전에서 투수들은 얼어있었고, 득점 기회에서 삼진을 당하는 등 부족한 모습이었다. 4위 LG 트윈스에게 2패를 당했다. 서울 잠실 원정에서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1승 3패로 탈락했다. LG도 2013년에 2위로 PO에 올랐지만 무기력했다.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LG 팬들의 열기가 엄청났다. LG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 판매율이 쑥 올라갔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던 LG는 두산에 1승 3패로 졌다. 야수의 실책과 투수의 제구 난조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한화 이글스도 2018년에 3위를 기록하면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그러나 대전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에게 2패를 당했다. 서울 고척돔에서 1승을 만회했지만, 결국 1승 3패로 짐을 쌌다. 한화의 가을야구를 보기 위해 티켓 전쟁이 벌어졌지만, 번트 작전 실패에 주루사가 나오고 잔루가 속출하는 등 엉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가을야구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두산은 비록 정규시즌에선 KT보다 낮은 3위였지만, 가을야구 무대에선 천하무적이다. 지난 5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전 운영 철학을 확고하게 세웠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시험하는 무대가 아니다. 가장 승산이 있는 선수만 기용한다. 다른 카드는 잘 꺼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상대 허를 찌르는 카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마무리투수 이영하가 흔들려도 계속 기용하는 것이 그렇다. 대주자 1순위는 이유찬이라는 것도 숨기지 않는다. 반면 KT는 PO 1차전에선 깜짝 카드로 3차전 선발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를 불펜으로 투입했다가 3분의 2이닝 2실점했다. 2차전에선 득점 기회에서 적시타 대신 병살타가 나오는 등 맥을 끊는 장면이 나왔다. 이강철 KT 감독은 "타순을 잘 못 짰다. 내 잘못"이라고 했다. KT도 앞으로 가을야구 경험이 많이 쌓는다면 두산같은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 두산도 2000년대 가을야구에서 아쉬운 경기력으로 만년 준우승 팀으로 불렸다. 그 실패를 바탕으로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KS에 올랐다. 이제 가을야구에서 첫 발을 뗀 KT는 1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고척돔에서 PO 3차전을 치른다. 선발 쿠에바스는 올 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두산전에서 3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5.02로 부진했다.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올해 유일한 20승(2패) 투수지만, KT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이 4.24로 높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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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계보 류현진-소형준의 데뷔 10승, 이렇게 달랐다

"감히 류현진 선배님과 비교가 될 순 없죠." KT 오른손 신인 투수 소형준(19)이 조아제약 8월 MVP(최우수선수) 수상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이전에도 류현진(33·토론토)과 함께 거론될 때마다 그는 민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적인 친분이 없기에 선배님이라는 부르는 것조차 멋쩍어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앞으로도 류현진과 비견될 것이다. 그는 지난 12일 수원 한화전에서 6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KT의 5-2 승리를 이끈 그는 개인 10승을 달성했다. 2006년 한화 루키 류현진이 역대 8번째로 기록한 뒤 13시즌 동안 후계가 없었던 '고졸 신인' 10승 투수가 된 것이다. 비범한 자질, 대찬 투구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배포가 닮았다. 의미 있는 기록에 차례로 이름을 올린 공통점도 있다. 팬들이 활약한 시공간이 다른 두 투수를 단순 비교하는 게 아니다. 류현진의 루키 시절을 추억하고, 소형준의 성장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두 투수의 '데뷔 10승'을 비교하고 있다. ◈ 아홉수 없었던 소형준 류현진은 2006년 6월 8일 대전 SK전에서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데뷔 9번째 승리를 거뒀다. 6월 13일 삼성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9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노 디시전. 18일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8회 연속 피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한화 구원진이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마무리투수는 구대성이었다. 2-2 동점에서 안경현에게 3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6월 23일 청주 KIA전에서 8⅔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한화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전 3기 끝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구대성이 세이브를 기록하며 후배의 승리를 지켜냈다. 소형준에게는 아홉수가 없었다. 2020년 8월까지 8승을 기록했고, 9월 3일 수원 SK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9승 고지를 밟았다. 9일 만에 나선 12일 한화전에서 바로 10승을 거뒀다. 이강철 KT 감독이 6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는 '오프너' 운영을 통해 그에게 휴식을 줬다. 충분히 쉰 소형준은 아홉수 없이 10승 고지에 올랐다. ◈리그를 흔든 수퍼 루키 류현진은 역대 신인 최소 경기 두 자릿수 승리 신기록을 경신했다. 10승을 거둔 KIA전은 그의 데뷔 14번째 등판이었다. 15경기 만에 10승을 거둔 1992년 염종석(롯데)의 기록을 바꿨다. 이 승리는 류현진의 전 구단(2006년은 8개 구단 체제) 상대 승리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14경기 만에 7개 팀에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 리그 다승, 평균자책점(2.33), 탈삼진(111개) 부문 1위를 수성했다. 소형준은 18경기 만에 10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비교적 빠른 페이스다. 승률은 0.667. 첫 5경기에서 4승을 거뒀지만, 6월 중순부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2주 동안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상승세를 탔다. 최근 7연승이다. 소형준은 아직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키움전에는 아직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고, 롯데와 LG전에서도 승리한 적이 없다. 6개 팀을 상대로 1승 이상 거뒀고, 두산과 SK를 상대로 3승씩을 챙겼다. 두 투수 모두 쟁쟁한 선배들보다 돋보였다. 소형준이 10승을 거둔 날, 다승 부분 공동 6위에 올랐다. 류현진처럼 1위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10승에 도달했다. 소형준은 탈삼진 63개를 기록 중이다. 소형준은 시즌 10승을 거둔 한화전에서는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을 기록했다. 신인 시절 류현진은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앞세운 파워 피처였다. 소형준은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커터)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맞혀 잡는 투구를 한다. 12일 현재 리그 국내 투수 가운데 땅볼 유도(141개)가 가장 많다. ◈에이스가 에이스를 이끌다 두 투수는 프로 입단 후 훌륭한 선배들을 만나 성장했다. 류현진은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의 야구인생의 궤적을 바꾼 구종으로 꼽힌다. 소형준은 휴식기 동안 커터를 연마했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지는 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꺾이는 커터가 뛰어난 조합을 이루고 있다. 남다른 학습 능력도 둘의 공통점이다. 류현진의 능력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화제가 됐다. LA 다저스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던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은 "누군가는 커리어 내내 커터를 연마한다. 류현진은 하룻밤에 배웠다.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체인지업이 류현진을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만든 공이라면, 커터는 MLB 정상으로 이끈 구종이다. 소형준도 짧은 시간에 커터를 연마했다.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그립을 배웠다. 류현진에게서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소형준은 "투구 영상을 보며 (커터를) 던지는 느낌을 참고했다"고 했다. 미래의 에이스를 만든 건 현재의 에이스들이었다. 류현진은 "구대성 선배에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배웠고, 송진우 선배에게는 제구력과 몸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당시 한화의 투수코치는 고(故) 최동원이었다. 한국 야구 레전드들이 기술과 멘탈을 잡아줬다. 류현진도 자신의 야구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소형준에게도 탁월한 안목으로 기회와 믿음을 준 이강철 감독과 박승민 코치가 있다. 선배이자 룸메이트인 선발투수 배제성도 평소 자신이 생각하는 마운드 위에서의 마음가짐을 조언했다. 소형준의 포커페이스는 배제성에게서 배운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14 06:00
야구

롯데 마차도, 올스타 팬 투표 3주 연속 1위 수성

롯데 내야수 딕슨 마차도가 3주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지켰다. 2020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베스트12’ 선정 팬 투표가 8월 30일(일) 오후 5시 기준 3차 중간집계 결과 유효 투표수 115만 3147표를 기록했다. 지난해 3차 중간집계(103만 8019표) 대비 약 11%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야구장에 가지 못하는 팬들의 응원이 득표로 이어지고 있다. 올스타 팬 투표는 8월 10일부터 진행 중이다. 팬 투표 수를 합산한 결과, 드림 올스타 유격수 후보인 롯데 마차도가 총 71만 3316표를 받으며 3주 연속 최다 득표 선두를 지켰다. 최다 득표 2위는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 이정후(키움·69만 3551표)다. 1위 마차도와 1만 9765표 차. 이정후는 2차 중간 집계에서 2만 3000표 이상이었던 차이를 약 1만 9000표 차이로 좁혔다. 남은 투표 기간 역전이 가능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최고 격전지는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이다.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은 3위 삼성 구자욱이 37만 1367표로 4위 김재환(37만 0176표)에 불과 1191표차로 앞서 있다. 전 부문을 통틀어 가장 적은 표차다. 2차 중간 집계 당시 4만 여표 이상이던 표차가 일주일 사이 급격히 좁혀졋다. 3위까지 선정되는 외야수 부문에서 구자욱은 베스트 선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눔올스타에서는 3루수 부문이 가장 치열하다. LG 김민성과 NC 박석민의 경합이다. 이번 3차 중간 집계에서 LG 김민성은 41만 5346표로 1위를 지켰다. 2위 박석민은 38만 3577표를 얻었다. 김민성은 지난 2차 집계 당시 2위 NC 박석민과 2만 9066표 차이를 3만 1769표로 차이로 간격을 벌리며 선두 수성에 도전한다. 드림 올스타에 속한 롯데는 5명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스트레일리(선발투수), 구승민(중간투수), 김원중(마무리투수), 마차도(유격수), 손아섭(외야수)이 그 면모. 나눔 올스타는 NC 소속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구창모(선발투수), 양의지(포수), 강진성(1루수), 나성범(지명타자)이 1위를 달리고 있다. 키움, KIA, 삼성은 각각 3명, LG, KT가 2명, 두산, SK가 각 1명 순으로 베스트 12에 이름을 올렸다. KBO 올스타 ‘베스트12’ 팬 투표는 9월 4일 오후 6시에 마감된다. 각각 1일 1회씩 총 3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 종료 뒤에는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KBO와 KBO 리그 공식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은 투표 종료 후 추첨을 통해 푸짐한 경품을 증정한다. 신한SOL앱에서는 특정 기간 동안 ‘베스트 12’에 선정된 선수들의 경기 기록으로 승부를 가르는 ‘언택트 드림 VS 나눔 올스타 레이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2020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베스트 12’ 최종 명단은 9월 7일 공개 된다. 선정된 선수들에게는 상금과 트로피, 올스타 특별 패치가 수여 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31 10:21
야구

불펜 난조+부상자 속출, KT의 위안은 영건 선발 3인

상수(常數)로 여겼던 불펜은 무너졌다. 그러나 변수던 선발진이 버텨줬다. 위안이자 희망이다. KT 현장과 프런트 모두 불펜은 경쟁력이 높다고 여겼다. 2019시즌에 창단 최고 승률(0.500)을 기록하며 5강 경쟁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리그 2년 차를 맞는 마무리투수 이대은은 안정감이 더해질 것이고, 1군 경험을 쌓은 김민수와 손동현도 성장이 기대됐다. 그러나 이대은은 현재 2군에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7.95. 5월 기준 블론세이브(6개)는 10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가세 전력을 꼽힌 좌완 투수 박세진과 하준호도 영점을 잡지 못했다. 높아진 기대치 탓에 부담이 커졌다는 시선도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준, 황재균, 강백호 등 주축 타자들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며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지난 주까지 성적은 10승 13패. 언제든 5할 승률 진입을 노릴 수 있다. 불펜은 흔들렸지만 선발진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5인 로테이션이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 팀 내 최다승(13승) 투수던 윌리엄 쿠에바스가 가장 불안하다. 다른 4명은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KT가 라울 알칸타라를 포기하고 영입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는 기대 이상이다. 다섯 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69. 개막 첫 달에 2자책 이상 기록한 경기는 한 번뿐이다. 네 번은 6이닝 이상 소화하며 1자책 이하로 막았다. 현란한 무브먼트와 완급 조절 능력을 증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승운이 없어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라"며 흡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20대 초, 중반 젊은 우완 투수 트리오는 희망이다. 배제성(24)은 다섯 경기에서 2승1패·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5월 31일 고척키움전에서 7실점(6자책)을 기록하며 무너졌지만, KT가 2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리드를 지켜내는 투구를 했다. 이전 네 경기 평균자책점은 1.07. 연습경기에서는 '2년 차' 징크스가 우려됐지만, 정규리그가 개막하자 태세가 달라졌다. 당시에 타격 페이스가 좋던 롯데와 NC 그리고 KIA를 상대로 호투했다. 그의 성과 에이스의 합성어인 '베이스'가 한층 잘 어울리는 투수가 됐다. 신인 소형준(19)은 5월 8일 두산전에서 역대 아홉 번째로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투수가 됐다. 15일 삼성전에서는 역대 세 번째로 고졸 신인 투수 데뷔 2연승을 거뒀다. 신인 투수를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시킨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5월 29일 홈 경기에서는 리그 에이스 양현종(KIA)과 선발 맞대결을 했다. 5이닝 동안 피안타 9개(2피홈런)를 기록하며 5점을 내줬지만,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며 타선이 안긴 리드를 지켜냈다. 5이닝 6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에게도 판정승을 거뒀다. 야수의 실책성 수비가 나왔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가 좋은 타구를 허용했기 때문이다"라며 말이다. 쑥스러운 승수 추가보다 2피홈런을 주시했다. 평균자책점은 7점대. 그러나 그가 등판한 네 경기에서 팀은 3승을 거뒀다. 이미 리그에는 안착했고,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세 시즌째 선발진을 지키고 있는 3년 차 김민(21)은 시즌 첫 등판 이후 안정을 찾았다. 모두 5이닝 이상 던졌고, 3점 이상 주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때로는 따끔한 지적으로 김민의 단점을 다스리려고 했다. 그러나 특유의 배포를 높이 평가하며 팀 마운드의 미래라고 치켜세운다. 평균 21.3세 영건 3인의 순항은 5할 진입과 도약을 노리는 KT의 가장 큰 자신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2 06:01
야구

예상보다 고전한 두산의 5월, 안정 예고하는 6월

세 가지 기대 요인이 있다. 두산의 6월은 개막 첫 달보다 안정감이 생길 전망이다. 두산은 2020시즌 개막 첫 달에 14승 9패(승률 0.609)를 기록했다. NC, LG에 이어 3위를 지켰다. 2019시즌은 같은 경기 수에서 15승 8패를 기록했다. 한 경기를 더 졌을 뿐이다. 그러나 표면적인 성적에 비해 고전한 인상을 줬다. 타선은 팀 타율(0.299) 2위에 올랐지만,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그쳤다. 마무리투수 이형범이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셋업맨 박치국도 기복이 있었다. 역전패는 4번, 9점 이상 대패는 3번이다. 그나마 3주 차부터 좌완 트리오 이현승, 권혁, 함덕주가 버텨냈다. 3연전 기준으로 위닝시리즈를 내준 승부는 NC전 한 번뿐이다. 연패도 없다. 그러나 3연승도 없다. 2019시즌에는 6연승 한 번, 3연승이 한 번 있었다. 최근 세 차례 3연전에서는 모두 2승 뒤 1패를 당했다. 패전은 모두 5점 이상 벌어졌다. 마운드에 기복이 있다는 의미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NC가 지난 주말 대구 원정에서 삼성에 첫 연패와 루징 시리즈를 당했다. 개막 5연승을 거둔 롯데의 기세는 소강상태고, SK는 최악의 부진을 벗어났다. 정규리그는 이제야 두 번째 달에 돌입한다. 10구단 모두 전력 정비와 회복 또는 변수 발생으로 인해 혼전이 예고된다. 두산은 기대치가 더 많다. 일단 6월부터 불펜에 지원군이 당도한다. 김태형 감독은 개막 둘째 주던 5월 중순에도 불펜진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시기로 6월을 내다봤다. 당시 가세 전력으로 꼽던 베테랑 좌완 권혁은 실제로 큰 힘이 됐다.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과 군 복무를 마친 김명신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김태형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김강률은 2018년 10월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아직 1군 등판이 없다. 스프링캠프는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실전 경기도 나섰다. 그러나 컨디션 회복이 더뎠지만, 코칭 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는 완벽한 회복을 기다렸다. 5월 30일 퓨처스팀의 상무전에 등판해 1⅔이닝을 소화하며 복귀 신호탄을 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콜업도 가능하다. 주전 우익수 박건우의 컨디션 회복도 반갑다. 첫 10경기에서 타율 0.243에 그쳤다. 득점권 5타석에서 침묵했고, 출루율도 팀 타선에서는 하위권이었다. 5월 27일 SK전부터는 1번 타자에서 9번 타자로 타순이 변경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가질 수 있는 타순에서 감각을 회복하라는 벤치의 배려였다. 5월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취 득점이자 이 경기 결승타가 되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31일 열린 롯데전 3차전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3안타를 쳤다. 타점도 3개를 추가했다. 최근 네 시즌(2016~2019년) 연속 3할 타율을 넘어선 리그 대표 외야수다. 타격 침체가 지속될가능성은 낮다. 타순 변경 뒤 반등 발판도 마련했다. 그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면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함께 무게가 있는 테이블세터를 구축할 수 있다. 주전 포수 박세혁도 지난주에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개막 셋째 주에는 팀이 치른 여섯 경기 가운데 세 번 밖에 선발 포수로 나서지 못했다. 1~2주 차에 두산 불펜진은 고전했고, 박세혁의 투수 리드도 의구심을 줬다. 사령탑은 한 발짝 물러나서 경기를 볼 기회를 줬다. 지난주에는 주중 두 번째 경기던 SK전부터 네 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두산은 3승(1패)을 거뒀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주전 2년 차인 박세혁이 투수진이 난조를 보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어떤 혼란을 겪을지 잘 알고 있다. 교체 투입이나 휴식 부여로 선수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줬지만, 궁극적으로는 "믿는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세혁의 안정은 두산의 경기력과 직결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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